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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근현대사

『IS는 왜?』, 한상용


『IS는 왜?』, 한상용


1. 들어가며…

2014년 8월, 어느날 인터넷(유튜브)를 통해 충격적인 영상이 올라왔다. 신원을 알 수 없는 검은 복면의 남자들이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는 경악스럽고도 섬뜩한 장면이었다. 그 뒤로, 몇 번의 ‘참수’영상은 가상 공간에서 시공을 초월하여 세계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아시아 특히나, ‘한국’은 이 ‘영상’으로, 2004년 6월 ‘故 김선일 피살 사건’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IS는 2004년 세상과 한국을 혼란과 공포에 몰아 넣었던 사건에서 더 ‘악함’의 모습으로 상흔을 남겼다. 그리고 ‘현재’ 이들의 ‘악행’은 그칠지 모르고 점점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바로 여기에 IS의 목적과 방향 그리고 정체가 숨어있다.


『IS는 왜?』의 저자, ‘한상용 특파원’은 2011년 7월부터 현재까지 중동의 주요 현안과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는 ‘기자’다. 카이로 특파원으로 현장을 찾는 그의 눈과 귀는 현실과 감정의 거리가 먼 한국으로 ‘사건’과 ‘사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리고 또 다른 저자 ‘최재훈’과 함께, IS의 태동 배경을 중동의 정치, 경제, 역사라는 다각적 분석을 통해 서구 언론의 ‘정보’가 아닌,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해하기 쉽게 전해 준다.


2. 무엇을 말하는가?
그렇다면, 두 명의 저자는 과연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IS’라는 ‘테러조직’이 그렇게 극악무도한 조직임을 재천명 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그들만의 톡특한 ‘문제’로 발생된 ‘사건’이라는 측면에서 정의내리는 것일까?


간략하게 말하자면, 분명 그들은 극악무도한 ‘테러조직’이며, 동시에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침해하는 ‘악’이다.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조직은 결코 아니다. IS의 등장은 이미 중동 역사를 통해 뿌리와 태생적 환경을 담고 있으며, 내, 외부적이며 국가간 정치 메커니즘의 열매라는 사실은 외면할 수 없다.


서구가 바라보는 IS의 ‘이해’는 ‘과격한 극단주의 이슬람주의자’, ‘이슬람 수니파 테러 단체’, ‘악의 축으로 소멸의 대상’ 정도로 정의하고 있는 반면, 아랍의 시선은 조금은 다르다. 아랍에서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운동 성격의 급진 무장단체’로 여긴다. 또한 ‘정치, 사회에 대한 불만세력’ 정도로 여기며, 서구의 시선과는 다르게 ‘토착 무장 민병대’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에, 세계 공통분모는 IS가 ‘칼리프 국가’ 수립을 노리는 무장 조직이라는 해석이다. IS는 ‘이슬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욕망’을 채워나가는 테러단체일 뿐이다. 하지만 모든 ‘원인’을 ‘IS’몰아 갈 수는 없다. ‘IS’는 결과 일 뿐 ‘원인’은 결코 아니다. 원인은 ‘유럽과 중동 그리고 미국’이 각자의 ‘욕망’에 있다.


정치적 갈등과 종교적 불신 그리고 국가 존립의 문제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악용했다. 결국 부패와 가난 그리고 정체성의 상실은 닿을 수도 없고 이룰 수도 없는 ‘이상향’을 향해 뻗어나갔다. ‘전쟁’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기’와 ‘돈’을 활용한 유럽(특별히 영국)과 미국은 무장단체(테러리스트)를 의도와는 다르게 만들어 냈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또 다시 활용하고, 동시에 그들에게 ‘테러범’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현실의 ‘절망’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정부의 무능력과 심각한 부패는 또 다른 ‘죽음’을 불렀고, IS 같은 ‘테러리스트’가 오히려 무능한 ‘정부’보다는 신뢰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최악'보다 '차악'이 나은 것이지,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 일단 눈 앞에 놓인 ‘고통’은 벗어나야 한다.


여기에 IS의 정체가 숨어있다. 그들은 단순히 ‘종교적 특징’을 가진 단체가 아니다. 동시에 죽음을 위해 존립하는 괴물 또한 아니다. 오히려 그 ‘괴몰’은 현실의 ‘악’이라는 열매를 먹고 성장했다. 그리고 여전히 성장 중이다. ‘종교’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통해서…


3. 나가며…
IS의 태동의 최초 원인은, ‘인간의 존재’의 ‘상실’이다. 국가의 의무와 책임 그리고 종교의 무질서는 결코 ‘악’을 ‘선’으로 돌이킬 수 없다. ‘인간 상실’은 더큰 ‘상실’을 위한 초석일 될 뿐이다. 저자는 이 문제를 결국 ‘중동’으로 원점을 잡는다. 그리고 이것은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모든 이들이 반듯이 함께 해결할 당위성을 제시한다.


IS의 문제가 ‘인간 상실’에 있음을 깨닫는다면, 테러에 대한 강력 대응만이 아니라, 근본적인 ‘상실’을 ‘생명’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랑’을 회복 해야만 한다. 지금은 IS가 급부상 했을지 모르나, 계속되는 ‘상실’이 해소되지 않으면 IS보다 더한 테러와 악행이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사회 파괴와 윤리 파괴, 가정 파괴와 학교 파괴의 현실 문제는 고스란히 ‘악’으로 향한다. 그 모든 것이 ‘열매’요 ‘자양분’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아니 그보다 먼저, ‘인간’이라면 우리 스스로가 ‘상실된 세상’이 아닌 ‘회복’과 ‘화목’을 이루는 세상을 위해 사랑의 중심으로 더 가까이 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들려주는 중동 지역의 역사적 정치적 차이와 특이점에 대한 분석은 우리가 알지 못하던 지점을 깨닫게 해준다. 이것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인지함에 있어서 귀한 통찰을 준다. 모든 문제는 특정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책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