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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글쓰기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지음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1. 들어가며...
20년 넘게 단행본 교정 교열에 매진한 김정선 작가. 그는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보기 좋고, 먹기 좋은 모습으로 요리하는 ‘쉐프’ 처럼 ‘활자’넘어 유혹의 손길을 독자에게 내민다. 그리고 그 ‘유혹’은 책장을 펼치고 덮는 순간까지 애타는 심정으로 미련을 남긴다. 바로 그 ‘유혹’넘어 ‘글’에 대한 가치를 느낄 수 있다.


2. 책 속으로...
저자의 첫 시작은 “적·의를 보이는 것·들” 이다. 한 마디로, 문장 안에서 접미사 '-적'과 조사 '-의' 그리고 의존명사 '것', 접미사 '-들'이 습관 또는 중독처럼 사용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사회적 현상, 경제적 문제, 정치적 세력, 국제적 관계, 혁명적 사상, 자유주의적 경향이다. 이겨서 두드러지는 ‘-적’은 독자에게 부담을 준다. 이 부담감을 덜어 다음과 같이 교정을 본다면 한결 가볍게 읽히게 된다.


사회 현상, 경제 문제, 정치 세력, 국제 관계, 혁명 사상, 자유주의 경향 등. 첫 시작부터 ‘적의를 보이는 것들’을 뺀다는 저자의 표현에 ‘나의 글’을 유심히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내 글에 담겨있는 모든 ‘적/의/것/들’이 미친 듯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모습을 발견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저자로 부터 ‘지적’ 당하는 모든 ‘주의사항’은 고스란히 내가 쓴 모든 ‘글’에 고스란히 존재했다.


‘털어서 먼지’뿐 아니라, ‘모든 글’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처음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마치기까지 화끈거리는 얼굴로 내 글의 ‘민낯’을 마주했다. 피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끼는 순간,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도망칠 수 없다. 나는 그렇게 어설프고 분완전한 ‘글쓰기’를 몸에 익혔기 때문이다.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반성하고 고치며 직면하는 것뿐이다. 책 제목처럼 ‘내 문장은 그렇게 이상했다.’ 얼마만큼 이상 했는가? 물어본다면, 10 중에 9가 이상했다. 그나마 1 정도는 ‘정직 하려는 노력’ 정도다.


하지만, 그렇게 절망에 무릎 꿇을 이유는 없다. 저자가 ‘책 제목’ 하단에 넣은 것처럼,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이라는 문구는 무너진 자존심과 생명에 작은 힘과 위로를 실어준다. 그래서 이 책은 매력이 있다. 저자는 단지 ‘훈계’하는 ‘선생’이 아니라, ‘안내자’(Guide)로써 모든 문장을 이끌어 간다. 결국, 내 문자의 ‘민낯’을 딛고 일어서서 ‘소통’의 길을 보여 준다. 글 쓰는 모든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든, 듣는 자(또는 독자)와 ‘소통’해야 하며, 가장 좋은 ‘방법’으로 만날 수 있다.


3. 나가며...
이 책은 다소 독특한 구성으로 제작 됐다. 저자는 ‘교열 교정 예시들’ 사이사이에, ‘에피소드’가 있다. 29가지 예시 사이에 연속되는 에피소드가 있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예시를 통하여 ‘내 문자’의 문제점을 마주하는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저자가 경험한 ‘사건’을 통하여 ‘이야기’의 즐거움을 발견하게 된다. ‘예시’로 인하여 부끄러움을 느껴서 읽는 부담감이 있다면, 먼저 ‘에피소드’를 읽으며 저자와 거리를 좁히는 방법도 괜찮은 아이디어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읽기 전, 나는 ‘내 글’의 빈약을 알고 있었으나, 그 정도의 차이를 대면 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을 읽는 동안 다행히 ‘솔직한 내 글’과 마주할 수 있었다. ‘작가’는 한 사람의 ‘시선’을 바른길로 인도하는 ‘위대한 업적’을 이뤘다. 독자의 시선을 옮기는 일 처럼 위대한 일은 없다. 그러므로, 아직 ‘내 글’의 ‘민낯’을 마주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집어 읽기를 권한다. 혹시 또 모를 일 아닌가?! 이 책을 통해 당신의 글에 ‘날개’가 달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