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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인문

『지적자본론』, 마스다 무네아키, 이정환 옮김



1. 서론
몇 년 사이 국내 이슈의 중심에 놓인 업종을 논하자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서점’일 것이다. 하지만, ‘이슈’ 중심에는 냉엄한 ‘현실’이 선명하다. 2017년 첫 시작과 동시에 ‘송인서적’이 부도가 났고, 많은 출판인과 서점인들의 삶에 고난이 강타했다. 사람들은 당황했고, 어떤 이들은 올 것이 왔다고 체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서점’은 ‘이슈’ 중심에 있다. 출판시장의 잠정적 침체와 가구당 도서 구입이 낮은 현실이지만, ‘서점’을 향한 세간의 관심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 현실에서 우리는 ‘서점’이라는 ‘현상’에만 눈을 돌리면 안 된다. 오늘날 ‘서점’은 현상이다. 우리는 ‘본질’을 봐야 한다. 왜냐하면, ‘서점’은 오랜 세월 우리 곁에서 보이든 보이지 않든 존재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질문은 “왜? 다시 서점인가?”에 꽂혀야하며, 특별히 “왜”라는 질문을 숙고해야한다. 그런 측면에서 ‘마스다 무네아키’가 쓴 『지적자본론』은 매우 적절하다. 여기서 ‘적절하다’는 의미는, ‘본질’을 숙고하는 그의 ‘시선’과 ‘생각’이 적절하다는 의미다. 이제 그가 던지는 이야기를 한 번 살펴보겠다.

2. 요약
『지적자본론』은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었다. ‘기, 승, 전, 결’은 그가 전하려는 내용을 설명 하는 툴 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우리가 염두 할 것은, 그가 자신의 책(『지적자본론』)에서 ‘서점’만을 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점은 그가 제안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위한 사례일 뿐이다. 만약 우리가 ‘서점’(대표적으로 ‘츠타야 서점’)을 준비하는 자세로 서점만을 위한 통찰을 구한다면 적잖이 실망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책 표지와 서장을 통해 밝히듯 ‘마스다 무네아키’는 ‘모든 사람이 디자너이너가 되는 미래’ 곧, ‘지적자본’을 활용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무엇인지를 말하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혹은 그것이 서점이라면)은 반드시 ‘디자인’ 중심이어야 한다. 여기서 ‘디자인’이란 홍보 포스터나 웹 사이트 혹은, 상품 디자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마스다 무네아키가 강조하는 ‘디자인’은, 가치를 향한 ‘마인드와 행동’이다. 그래서 ‘상품 디자인’을 놓고 ‘부가 가치’라고 생각하는 기존의 인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질타한다. ‘디자인’은 ‘상품’의 ‘본질’이지, ‘부차적인 것’이 아니다. ‘디자인’은 ‘효율’이 아니라, ‘행복’을 추구한다.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과 기업은 더 이상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거나 변화 시킬 수 없다.

다음으로, 마스다 무네아키가 바라보는 ‘고객 가치’의 포지션은 세 단계다. 첫 단계는 ‘퍼스트 스테이지’로 소비 사회의 첫 단계에 속한다. 이때는 ‘물건’이 ‘부족한 시대’다. 상품 자체가 가치가 있기에 어떤 상품이든 ‘용도’만 충족되면 팔 수 있었다(고도성장기의 시대). 두 번째 단계는 ‘세컨드 스테이지’로, 인프라가 정비되고 생산력이 신장되며 상품이 넘쳐나는 시대다. 이 시대는 가치의 축이 여전히 상품에 놓여있으나 동시에 그것을 선택하는 장소 곧, 플랫폼이 필요한 시대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다. 바로 ‘서드 스테이지’다. 이미 수많은 플랫폼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므로 단지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으로 고객 가치를 실현하거나 높일 수는 없다. 지금은 ‘제안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다. 여기서 ‘제안 능력’을 ‘마스다 무네아키’는 ‘지적자본’으로 사용한다. 이것을 ‘빅 데이터’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빅 데이터’를 선별하고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지적자본’에 가깝다. 또한 단순히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하여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줄 수 있어야 참된 ‘지적자본’이다.

진행되는 각 챕터에서 마스다 무네아키는 자신이 어떻게 ‘지적자본’을 활용하여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를 이루었는지 밝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다케오 시립 도서관’이고, 다양한 지점에 오픈한 ‘츠타야 서점’이다. 그가 세운 츠타야(이후로는 CCC라는 명칭으로)는 기존 기업의 가치나 방향 그리고 운영방침과는 다르다. 그러면 어떻게 다를까? 바로 그가 말하는 ‘지적자본’을 통한 ‘변화’ 곧, ‘효율’보다는 ‘행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는 “효율성을 유일한 잣대로 삼지 말 것”을 이야기 한다. 왜냐하면, ‘효율성’은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결과의 한 측면일 따름이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그것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그것을 직접 실행하고 실현하고 도전한 이야기를 자신의 책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3. 감상평
‘츠타야 현상’은 국내 많은 서점에 보이지 않는 영향을 주었다. 서가의 변화, 상품의 변화, 공간의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정작 변화해야할 ‘가치’는 제자리걸음이다. 많은 서점은(혹은 기업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고 있다(정작 직원들의 행복만족도를 높이는 노력은 어디에 있는가?). 츠타야 현상을 통한 ‘매출 활로’를 여는 것에 함몰되어 있다. 그들의 변화는 ‘표면’의 변화일 뿐이다. 여전히 기업 자체의 변화 곧, ‘효율’을 버리고 ‘행복’을 위한 가치의 변화는 시작도 못 하고 있다. 마스다 무네아키가 줄곧 이야기하는 ‘지적자본’의 핵심은 빠지고 현상을 붙잡는다. 물론, 마스다 무네아키의 제안이 무조건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그가 놓인 현실과 우리의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 환경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주장하는 ‘지적자본론’의 핵심은 기업과 고객 더 나아가 사회 곳곳에 매우 중요하다. ‘행복’을 도외시하고, ‘효율’을 쫓는 행동을 이제는 멈추자.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된다는 의미는 모두가 ‘가치’를 향해 ‘행복’을 향해 당당히 나갈 수 있는 사회를 이야기 한다. 다시금 ‘가치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