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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불안』, O. Z. 리반엘리 『불안』, O. Z. 리반엘리, 가세 한 사람의 인생을 관망 하기란 힘이 덜 드는 행위다. 반면에, 한 사람의 삶을 누르는 매서운 무게와 불가항력의 문제 중심에서 그와 동행 하기란 ‘힘듦’을 가뿐히 넘어선다. 우리는 그가 느끼는 모든 고통과 절망 그리고 눈물과 한 숨 속에 들러붙은 불안을 피부로 숨 쉬듯 느낄 수 있어야 하며, 공감하는 동시에 그가 걸어가는 길 그 시선에서 같은 곳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말을 보다 쉽게 풀어 쓴다면, 그런 일 혹은 행위는 그렇게 간단히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서두에 말했듯 오히려 우리는 ‘양심’의 한 쪽 눈을 감고 ‘관망’하는 쪽에서 그 어떤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아는 척’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관망’이란, 또 다른 ‘폭력’이다. 그리고 그 ‘관망’은 ‘값.. 더보기
『지적자본론』, 마스다 무네아키, 이정환 옮김 1. 서론몇 년 사이 국내 이슈의 중심에 놓인 업종을 논하자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서점’일 것이다. 하지만, ‘이슈’ 중심에는 냉엄한 ‘현실’이 선명하다. 2017년 첫 시작과 동시에 ‘송인서적’이 부도가 났고, 많은 출판인과 서점인들의 삶에 고난이 강타했다. 사람들은 당황했고, 어떤 이들은 올 것이 왔다고 체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서점’은 ‘이슈’ 중심에 있다. 출판시장의 잠정적 침체와 가구당 도서 구입이 낮은 현실이지만, ‘서점’을 향한 세간의 관심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 현실에서 우리는 ‘서점’이라는 ‘현상’에만 눈을 돌리면 안 된다. 오늘날 ‘서점’은 현상이다. 우리는 ‘본질’을 봐야 한다. 왜냐하면, ‘서점’은 오랜 세월 우리 곁에서 보이든 보이지 않.. 더보기
『민주주의는 가능한가』,로널드 드워킨, 홍한별 옮김 『민주주의는 가능한가』,로널드 드워킨, 홍한별 옮김, 문학과지성사 1. 요약 로널드 드워킨의 『민주주의는 가능한가』(Is Democracy Possible Here?)의 기본 골자는 책의 제목에서 드러난다. 곧 ‘민주주의’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의 ‘민주주의’는 기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정의와 한 발 더 나아가 ‘왜곡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늬만 민주주의’인 문제를 짚어보는 책이다. 하지만, 서두에서 로널드 드워킨이 밝히는 이 책의 주된 목적은 ‘민주주의란 이런 것이다’라는 ‘명제’라기보다, 오히려 ‘토론’을 혹은 ‘논쟁’을 위한 ‘제언’에 해당한다. 책을 읽어보면 발견 할 수 있겠지만, 로널드 드워킨은 끊임없이 독자와 ‘논쟁’을 위해 문제제기 하고 예상되.. 더보기
『세계서점기행』, 김언호 지음 『세계서점기행』, 김언호 지음 1. 요약김언호, 그 이름 뒤에는 참으로 많은 설명이 붙는다. 대표,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저자 등 이 존재하는 곳에 김언호는 발 빠르게 틈을 찾아 길고 깊은 족적을 남기고 있다. 김언호의 삶에서 이 갖는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추측컨대 드넓은 수평선 그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에 달린 ‘돛’이 아닐까 싶다. 물론, 모든 이들에게 은 ‘돛’의 역할을 한다. 인생이라는 큰 풍파를 만나도 그 돛은 바람을 거스르기 보다는 몸을 맡기고 온 세상을 돌고 돈다. 그래서일까? 서점인 김언호는 다시 눈을 돌려 세상을 향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또 다른 ‘세상’의 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었나보다. 아니 어쩌면 가슴에 담은 세상의 을 다시 꺼내들어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더보기
『서점은 죽지 않는다』,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백원근 옮김 『서점은 죽지 않는다』,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백원근 옮김 1. 요약 『서점은 죽지 않는다』(원제,『책방은 죽지 않는다』)는,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의 저자 ‘이시바시 다케후미’의 첫 번째 책이다. 출간 순으로는 『서점은 죽지 않는다』가 한 발 앞선 책이다. 그리고 『서점은 죽지 않는다』는 견문록에 해당한다. 『서점은 죽지 않는다』은 한정된 지역 서점 탐방이 아닌, 더 넓은 지역에 분포한 서점을 대상으로 쓰였다. 그리고 그가 만난 ‘서점’은 ‘신간’을 판매하는 서점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중고 책’을 판매하는 ‘중고 서점’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작은 서점이 많았으며, 서점인들의 이력은 화려한 사람도 많았다. 그들은 한 때, 일본 서점 시장의 호황기를 적극 누리는 동시에 만들었던 산 증인이며.. 더보기
『도쿄의 서점』, 현광사 MOOK 편저, 노경아 옮김 『도쿄의 서점』, 현광사 MOOK 편저, 노경아 옮김 1. 요약 이 책은 일본의 수도 ‘도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서점’ 탐방기다. ‘기행문’이라는 형식을 생각해 지례짐작 딱딱한 ‘텍스트의 향연’이라 예상 되겠지만, 오히려 많은 ‘사진’과 ‘일러스트’(지도 포함) 그리고 '서점 주' 들의 추천 도서 목록이 담겨있다. 그리고 서점 주변의 맛 집 정보도 함께 제공해 준다. 도교에는 가장 대표적인 ‘서점’ 거리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중고 서점’을 중심으로 ‘진보초⦁야네센⦁니시오기쿠보 산책길’이 소개된다. 다섯 가지 ‘테마’를 선정. 그에 알맞은 서점들을 탐방하는 기획이 참신하게 느껴진다. 챕터 별로 나눈다면, ‘챕터 1.생각을 확장해 주는 서점’, ‘챕터 2.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서점’, ‘챕.. 더보기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정영희 옮김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정영희 옮김 1. 요약 반세기를 서점인으로 일본 서점계의 ‘산 증인’으로 불린 ‘시바타 신’과의 3년간 인터뷰를 엮어 만든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남해의봄날). 이 책의 저자 ‘이시바시 다케후미’는 전작인 『서점은 죽지 않는다』(시대의 창)를 통해 국내에 알려진 ‘서점 전문칼럼니스트’다. ‘서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출판 유통의 모든 과정을 초연하나 끈질기게 들여다본다.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은, ‘평범하지만 보통 사람’인 ‘시바타 신’의 이야기다. 50년(곧 그는 85세가 된다고 다케후미는 쓰고 있다)이라는 세월 ‘서점’를 중심으로 걸어온 발자국은 한 개인의 ‘역사’뿐만이 아니라 ‘일본 서점의 역사’와 결을 같이 한다. 그래서일까? 저자.. 더보기
『고산자』, 박범신 『고산자』, 박범신 1. 요약 소설가 ‘박범신’의 2009년 출간 작 『고산자』. 이 책은 한 인물의 ‘호’(號)를 제목으로 하여 쓴 소설이다.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이 ‘호’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중요한 조선 후기 인물 ‘김정호’(金正浩, 1804~1866 추정)이다. 김정호 그의 호가 바로 ‘고산자’(古山子)이다. 한문의 뜻 자체로 풀어보면, ‘옛 산의 아들’ 정도가 될 것이다. 이 말은 그가 그만큼 ‘산’과 가까웠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그의 일생이 ‘산’에서 멀어지지 못했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작가 박범신은 그래서 유독 ‘김정호’의 발걸음을 ‘산’과 더욱 밀접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는 작가 스스로가 더 많은 애착심을 드러낸다. 하다. 왜냐하면 그는 『고산자』 이전, 이미 『촐라체』라.. 더보기
『공부하는 삶』,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지음, 이재만 옮김 『공부하는 삶』,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지음, 이재만 옮김 “당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진리를 사랑하고 진리가 가져오는 삶의 열매를 사랑하라. 공부에, 그리고 공부를 유익하게 쓰는 데에 당신이 가진 시간과 마음 중에서 가장 좋은 부분을 바쳐라” - p.27. “스스로를 단단히 붙잡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군중에 섞일 경우 정체성을 잃어버린다. 그러므로 반드시 그 전에 스스로를 붙잡아야 한다. 군중 속에서 개인은 다수의 이질적인 자아에 짓눌려 자기인식을 잃어버린다” - p.85. “사유하는 사람인 당신은 반드시 세상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이 평정을 잃는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사유, 의지를 멈춘 사유가 몽상이 아니면 무엇 이겠는가? 비현실적인 몽상은 추상적 사유의 암초다.”.. 더보기
『카인』(Cain), 주제 사라마구 『카인』(Cain), 주제 사라마구, 정영목 역1. 들어가며...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 생의 마지막 작품 『카인』(Cain)은 2009년 그의 나이 86세에 완성한 작품이다. 세계적인 문학가요 노벨문학상을 받은 그의 대표적인 저서 중 으뜸은 단연, 『눈먼 자들의 도시』이다. 예리한 문장의 칼은 인간의 ‘욕망’ 그 본질의 ‘악함’을 폭로하면서 우리가 진정으로 ‘눈’을 뜬 사람인지 아니면, 눈이 ‘먼’ 사람인지를 돌아볼 수 있었다. 사라마구의 예리함은 죽음을 가까이 둔 황혼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카인』이라는 마지막 이야기는 다시 한 번 뜨겁게 불태울 사라마구만의 탁월한 소재다. 2. 줄거리... 소설 『카인』은 성경 에 등장하는 ‘아담과 하와’의 두 아들, 곧 ‘카인과 아벨’에서 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