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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서점 & 도서관

『도쿄의 서점』, 현광사 MOOK 편저, 노경아 옮김

『도쿄의 서점』, 현광사 MOOK 편저, 노경아 옮김


1. 요약
이 책은 일본의 수도 ‘도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서점’ 탐방기다. ‘기행문’이라는 형식을 생각해 지례짐작 딱딱한 ‘텍스트의 향연’이라 예상 되겠지만, 오히려 많은 ‘사진’과 ‘일러스트’(지도 포함) 그리고 '서점 주' 들의 추천 도서 목록이 담겨있다. 그리고 서점 주변의 맛 집 정보도 함께 제공해 준다. 도교에는 가장 대표적인 ‘서점’ 거리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중고 서점’을 중심으로 ‘진보초⦁야네센⦁니시오기쿠보 산책길’이 소개된다.  


다섯 가지 ‘테마’를 선정. 그에 알맞은 서점들을 탐방하는 기획이 참신하게 느껴진다. 챕터 별로 나눈다면, ‘챕터 1.생각을 확장해 주는 서점’, ‘챕터 2.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서점’, ‘챕터 3.세계를 배우는 서점’, ‘챕터 4.일상의 예술을 발견하는 서점’, ‘챕터 5.보물 창고 같은 동네 서점’이다. 『도쿄의 서점』은 탐방하는 서점인들의 특별 코너로써, 그들만의 최고의 ‘책’을 선정하여 소개하는 코너가 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책 소개 코너 이지만, 서점을 운영하는 서점 주 들의 이 코너는 한국의 독자와 서점주들에게 새로운 시도나 발상의 전환으로 삼을 수 있는 ‘코너’라 여겨진다. 그리고, 『도쿄의 서점』의 가장 큰 특징은 ‘레이아웃 디자인’이 정갈 하다는 것이다. 컬러 밸런스도 좋을 뿐만 아니라, 시선의 흐름도 상당히 고려한 흔적이 많다. 마지막으로, 텍스트보다 ‘사진’이 많으며, 사진 사이사이에는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다. 이로써, 독자는 편안한 마음으로 ‘도쿄’의 서점 거리를 여행하는 느낌에 한 순간 빨려 들어간다.


2. 감상평
일단, 역시 ‘일본이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 말인즉슨,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리되어 있으며 소박한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이다’는 느낌의 정의는 읽는 독자에게 한정된 ‘정의’일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한 ‘일본의 느낌’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표현이다. 『도쿄의 서점』은 일본 판을 ‘한국 판’으로 번역 출판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동시에 『도쿄의 북 카페』라는 또 다른 시리즈물의 첫 번째 기획 도서다. 그러다보니, 『도쿄의 서점』을 읽은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도쿄의 북 카페』를 꼭 찾아 읽어야겠다는 다짐이 생긴다.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 ‘진보초’ 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도쿄의 서점』을 읽는 순간 마치 ‘시바타 신’이 불쑥 얼굴을 내밀어 도쿄 서점 탐방 가이드를 해줄 것만 같은 상상이 들었다. 그리고 ‘서점’을 향한 일본 사람들의 진지한 자세와 관심 그리고 세대를 이어 그 자리를 지키려는 노력을 볼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만큼은 ‘한국’이 ‘일본’을 한참은 배울 부분이다. 아직 우리는 ‘서점’을 대하는 ‘자세’가 많이 부족하다. 책을 둘러싼 ‘공동체’ 형성이 미비한 한국의 모습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최대한 ‘공동체’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일본 서점 주 들의 노력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그리고 특별히 ‘중고 서점’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는 우리가 더 많이 배워야 할 것이다.


물론, 한국과 일본의 ‘서점 시장’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온라인의 저렴한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이 이길 재간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우리는 만남을 그리워한다. 텍스트는 ‘정보’라는 측면에서 모니터를 통해 습득 할 수는 있지만, ‘공동체’는 만남이 없다면 지속하지 못 한다. 넘치는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 하기보다, 조금은 느릴지라도 한 권의 책을 들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차를 마시는 공간의 미학이 언제나 그립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감정과 역사적인 측면에서는 불편함이 남아있는 나라이지만, ‘책’을 통해 일본에 가 본적 없는 내게 『도쿄의 서점』은 이미 내 발이 도쿄, 그 중에서도 ‘진보초’ 한 가운데 서 있는 착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