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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서점 & 도서관

『서점은 죽지 않는다』,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백원근 옮김

『서점은 죽지 않는다』,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백원근 옮김


1. 요약
『서점은 죽지 않는다』(원제,『책방은 죽지 않는다』)는,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의 저자 ‘이시바시 다케후미’의 첫 번째 책이다. 출간 순으로는 『서점은 죽지 않는다』가 한 발 앞선 책이다. 그리고 『서점은 죽지 않는다』는 견문록에 해당한다.


『서점은 죽지 않는다』은 한정된 지역 서점 탐방이 아닌, 더 넓은 지역에 분포한 서점을 대상으로 쓰였다. 그리고 그가 만난 ‘서점’은 ‘신간’을 판매하는 서점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중고 책’을 판매하는 ‘중고 서점’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작은 서점이 많았으며, 서점인들의 이력은 화려한 사람도 많았다. 그들은 한 때, 일본 서점 시장의 호황기를 적극 누리는 동시에 만들었던 산 증인이며 주역들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대형 서점의 기세와 여러 상황에 의해 밀려 나거나 스스로 돌아 섰고, 지금 새로운 자리에서 또 다른 방법으로 ‘책’과 삶을 이어가고 있다.


책의 흐름은 일본 서점 역사의 단면을 파편적으로 보여준다. 서점인의 역사는 개인의 역사만이 아니라 ‘서점’ 자체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들이 경험한 ‘서점의 현장’은 과거 서점의 현장인 동시에 ‘현재의 역사’이다. 전자책 시장이 종이책 시장에 위협적인 모습으로 다가 온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전자책 보다는 종이책에 감정을 느낀다. 그것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무엇이다.


『서점은 죽지 않는다』는 총 8 챕터에 걸쳐 지역 서점 탐방기를 다룬다. 서점만 탐방하는 것이 아니라, 서점인 한 사람, 한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차를 마시며, 식사를 하고 산책 하는 가운데 ‘서점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주고받는다. 때론 서점에 손님이 들어왔을 때조차 손님에게 질문을 던진다. 


2. 감상평
사실, 『서점은 죽지 않는다』는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번역의 아쉬움일까? 아니면 저자의 표현 때문일까? 중간, 중간 맥이 끊기는 느낌을 여럿 받았다. 어쩌면,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보다 앞선 첫 책이기에 그러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래도 저자의 고민이 곳곳에 숨어있다. 그 중에서 ‘일본 서점’을 향한 진단이 재미있다. “일본은 서점이 많다. 그 이유는 일본이 세계적으로 책 읽는 사람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고도 경제성장기를 거쳐 거품경제가 꺼진 이후에도 서점을 확장 시키려는 힘이 서점계에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말이 가지는 의미는 다양하다.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가하면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사람들은 ‘서점’에 거는 ‘힘’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배울 점이 있다.


 『서점은 죽지 않는다』에서는 독자(소비자)와 거리를 좁히는 서점과 그 거리와는 무관심한 서점의 차이를 여럿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입구부터 시작해서 책장에 진열 된 방식 그리고 진열대를 꾸미는 것과 광고 문구(POP나 손 글씨)에까지 다양하며, 서점인(직원)의 태도와 시선에서 부터 한 권의 책을 소개하는 능력까지 해당된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서점’은 그야말로 또 다른 종합 예술의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서점은 죽지 않는다』을 읽는 내내, 나는 생각했다. 내가 그리는 ‘서점’의 모습은 과연 거리를 좁히는 서점일까? 아니면 거리와는 무관심한 서점 일까? 물론 나는 언제일지 모를 그 날의 ‘서점’을 향해 ‘거리가 좁혀지는 서점’을 꿈꾼다. ‘서점’은 단순히 ‘책’을 많이 팔고 이윤을 많이 남기면 그만인 장소가 아니다. ‘서점’은 잠재적인 ‘독자’들로 하여금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언제나 ‘보통 서점’(지역과 한 몸을 이루는 것)이 되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


옥석을 가려 세상 밖으로 보이고 설명하며, 나눌 수 있는 공간. 더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찾은 ‘옥석’을 나눌 수 있는 공간. 어쩌면 그곳이 바로 ‘서점’이고, 그곳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교회’의 현장이 아닐까?